애플이 뒤처지고 있다

May 29, 2025

애플에 대해 생각해보니 뭔가 이상했다. 예전 같으면 새로운 기능이 나오면 "역시 애플이야"라고 했을 텐데, 이제는 "삼성이 먼저 했는데?"라는 생각이 더 자주 든다. 특히 AI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

삼성이 2024년 초 Galaxy S24와 함께 Galaxy AI를 출시했을 때, 솔직히 큰 기대는 안 했다. 그런데 실제로 써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실시간 통화 번역이 13개 언어를 지원하고, 오프라인에서도 작동한다. Circle to Search는 정말 직관적이어서 화면의 아무 곳이나 동그라미 그리면 바로 검색이 된다. 사진에서 필요 없는 부분 지우는 것도 깔끔하게 잘 된다.

그리고 이번 해 초 Apple Intelligence를 힌국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시작하였다. 기대가 컸다. 하지만 막상 써보니... 아쉬웠다. 우선 쓸 수 있는 기기부터가 제한적이다. iPhone 15 Pro 이상이어야 하고, 그마저도 기능이 완전하지 않다. Clean Up으로 사진에서 뭔가 지우려고 하면 삼성보다 아티팩트가 많이 남는다. 번역 기능도 삼성만큼 강력하지 않다.

더 큰 문제는 배터리다. MacBook에서 Apple Intelligence를 켜놓으니 배터리가 눈에 띄게 빨리 닳는다. 예전에는 하루 종일 쓸 수 있었는데 이제는 반나절도 버티기 힘들다. iPhone도 마찬가지다. 아침에 완충해도 점심때쯤 되면 벌써 70% 아래로 떨어진다. 결국 Apple Intelligence를 꺼버렸다. 그러니까 배터리 문제가 해결됐다.

이게 애플다운 경험일까? 예전 애플이라면 새로운 기능을 내놓을 때 "마법 같다"는 느낌을 줬을 텐데, 지금은 "아직 완성품이 아니네"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삼성은 2년 전 기기까지 Galaxy AI를 지원하는데, 애플은 최신 Pro 모델만 지원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

물론 애플의 장점도 있다. 프라이버시는 여전히 애플이 낫다. 온디바이스에서 처리한다는 철학 자체는 맞다고 생각한다. 생태계 통합도 애플만의 강점이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이 실제 사용자 경험의 아쉬움을 덮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가끔 애플이 너무 완벽주의에 빠져서 출시 시기를 놓치는 게 아닌가 싶다. 삼성은 일단 내놓고 빠르게 개선해나가는 반면, 애플은 완벽하게 만들겠다고 하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것 같다. AI 시대에는 속도가 중요한데 말이다.

macOS Sequoia부터 시작된 배터리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26 Tahoe에서는 개선될 거라고 하지만, 사용자들은 이미 실망하기 시작했다. 혁신보다는 최적화에 더 신경 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결국 애플이 여전히 좋은 회사이고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건 맞다. 하지만 예전처럼 "따라올 수 없는" 존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AI 분야에서는 확실히 뒤처져 있다. 이제는 애플도 다른 회사들을 벤치마킹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애플이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완벽주의도 좋지만, 사용자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